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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인간은 신과는 달라서 유한성과 불확실성의 동물이다. 전지전능하고 뭐든지 완벽한 신이 농구를 한다면 아무 재미도 없을 것이다. 농구는 슛이 들어가기도 하고, 안 들어가기도 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놀이니까. 즉 농구는 다분히 인간적인, 전적으로 인간을 위한 종목이다. 그리고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유희의 대상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농구는 위대하다. 1.
2. 몇 일 연속으로 다쳐서 그런지 겁이 많아졌다. 예측 불가능한 무언가를 눈 앞에 두는 순간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린다. 그럴 때 자빠지면 더 다친다. 3. 검은색 망또와 때가 탄 롱코트를 구입하기로 한다. 4. 토테미즘, 에 대해 어디서 개털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
나는 곰이다, 나는 호랑이다. 내가 나라는 사실을 견뎌내는 방법은 그것 뿐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곰으로, 호랑이로 다시 태어났다. 동시에 인간으로서 죽었다. 세상에 고유명사는 없다. 모든 것은 보통명사였고 다만 그것을 점차 고유명사로 전용해왔다. 우린 죽은 채로, 지금껏 살아왔다.
삶은 착각이다. 삶에의 의지란 것은 결국 죽음을 바로 보지 못하는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을 벗어난, 착각으로부터 깨어났던 모든 이들은 자살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쪽도 좋다. 어느 쪽도 고통이기 때문에. 생의 유일한 정답이 죽음이라는 사실만큼이나 나의 살고자 하는 마음은 고통스럽다.
토테미즘.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대별되는 스스로를 인식해나가는 노정에서 거쳐간 하나의 행선지였다. 인간이 태어나는 과정은 잔혹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은 세계의 잉여, 이 위대한 우주의 너무나 작은 한 점이었을 뿐이므로. 개털리고 싶다. 개터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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